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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공기열 히트펌프’ 논쟁… 정부, “재생에너지 인정”
송고일 : 2026-03-17[에너지신문] 정부가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보급 지원에 나서자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또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같은 찬반 논란은 이미 해묵은 논쟁이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공기열이란 공기의 온도 차를 이용해 히트펌프에서 액화열 또는 기화열을 만들어 건물 냉난방에 필요한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 생산 방식을 말한다.

▲ 시설농가에 설치된 공기열히트펌프.2023년 4월 송갑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으며, 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인 김성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5년 3월 공기열을 재생에너지에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내에서는 온도차에너지 중 수열·지열만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공기열은 제외하고 있어 각종 보급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며, 건물부문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는 난방 열공급을 보일러에서 히트펌프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인 만큼 국내에서도 공기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함으로써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안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수석전문위원들의 검토보고서에서 “면밀한 연구를 거쳐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 여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기열에너지의 재생에너지 인정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이후 현재 소위에 계류중이다.
이후 2025년 11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발표한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안)에서는 건물부문의 탈탄소 방안으로 ‘히트펌프 보급 가속화’가 명시됐다.
특히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법률안 처리가 지연되자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의해 지난 3월 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재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가구당 560만원(1600가구)의 보조금 지급을 위해 올해 예산에 반영한 상태다.
◆ 공기열을 둘러싼 찬반 쟁점은?
공기열 에너지를 재생에너지에 포함하는 여부는 전력 소비 특성상 재생에너지로 볼 수 없다는 주장과 효율성이 입증된 공기열은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하다.
우선 찬성 측 입장에서는 보면 현행법에서는 ‘재생에너지’를 햇빛ㆍ물ㆍ지열ㆍ강수ㆍ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로 정의하고, 그 중 온도차 에너지로는 수열과 지열이 재생에너지에 포함돼 있지만 공기열, 폐열 등은 제외돼 있다.
이에 공기열히트펌프 기술 등이 다양한 건물에 보급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신재생에너지 보급 지원제도의 대상에서 배제되고 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증발·응축과정을 통해 저온부에서 고온부로 열을 이동시키는 설비로, 냉장고, 에어컨, 비연소 난방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공기열히트펌프는 가스보일러나 전기히터보다 열공급에 있어 높은 에너지효율과 탄소배출 감축효과를 보이며, 전기만으로 냉난방이 가능해 건물부문 탄소중립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공기열히트펌프를 일정 성능 기준 이상일 경우 히트펌프 가동을 위해 사용된 전력을 제외한 냉난방에 사용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
유럽연합(EU)은 일정 기간(보통 난방 또는 냉방 시즌)에 걸쳐 실제 운전조건에서의 효율을 나타내는 성능지표인 계절성능계수(SPF) 2.875 이상을 기준으로 삼고, 설치 후에도 측정 및 모니터링을 통해 실질적인 성능을 관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메사추세추 등 일부 주에서 특정제도(APS, Alternative Energy Portfolio Standard) 내에 재생에너지 기술로 공기열 히트펌프를 인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정부는 태양열, 지열, 빙설열, 온천열, 해수열, 하천수열, 하수열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인식하고 있으며, 일본 경제무역산업성(METI)은 에너지절약시설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산업용과 업무용 히트펌프를 겨냥한 보조금 지원 사업을 위해 2021년 회계연도에 5.4조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바 있고, 이 가운데 100억엔을 해당 재원으로 할당하는 등 히트펌프 보급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히트펌프 등의 설치를 보조하거나 융자지원하고 있지만 초기 설치비용이 높아 현재까지 보급이 저조한 실정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서는 2024년 에어컨을 포함한 국내 히트펌프 시장 예상 규모는 약 28.9억 달러로, 부문별로는 가정용 히트펌프가 19.8억 달러, 상업용 히트펌프가 6.7억 달러, 산업용이 2.6억 달러로 추정한 바 있다.
더구나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재생열 확대가 중요해지는 점을 고려할 때, 공기열을 재생에너지 범위에 포함해 히트펌프를 통한 자연 열원 및 미활용 열원의 활용을 촉진함으로써 건물부문의 에너지효율 제고 및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최종 에너지 소비 중 열에너지가 약 48%, 수송 27%, 전력 2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재생열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탄소중립이행에 필수적인 과제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강하게 반대하는 측에서는 폐열 등 미활용 열원에 대해 국제에너지기구(IEA),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등 국제기구에서는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 개념이 불명확해 자연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것을 재생에너지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법령과 부합하지 않아 법령상 용어 사용의 혼선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IEA는 공기열을 재생에너지에 포함하지 않고, 각종 공식 통계‧분류기준에서는 제외하고 있다. 다만 일부 보고서 또는 정책제안의 경우 목적 등을 고려해 재생에너지의 한 범주로 소개하는 사례는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히트펌프는 전력 등 외부 에너지를 필수적으로 투입해야만 열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연상태의 에너지원인 태양광, 풍력 등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동절기 온도가 낮아 히트펌프 효율이 저하될 수 있어 도심지의 전력수요 추가발생, 열섬현상 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술측면에서 보면 공기열 히트펌프는 동절기 운전 시 COP가 낮아 타 재생열 활용 히트펌프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고, 에너지 소비가 크며, 영하 10도 이하에서는 동작이 멈출 가능성이 있으며, 가스보일러나 전기히터 대비 3배 이상의 열 생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의견이다.
또 외기 온도 0℃ 이하에서는 가스보일러 대비 공기열 히트펌프의 에너지소비 및 탄소배출량이 증가하며, 열수요가 가장 많은 동절기 야간에 외기 온도는 가장 낮게 형성돼 공기열 히트펌프가 필요한 열수요를 감당하기에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확대를 위한 보조금 지급의 형평성과 합리성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일례로 도시가스사용자는 가스사용을 위한 옥내 배관등 설비투자비를 본인이 부담하며, 소득에 대한 구분없는 일괄적인 보조금 지급은 고소득층에도 동일 혜택을 줘서 불공정 분배 및 재정낭비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공기열 히트펌프의 문제점으로 높은 초기 투자비용과 큰 설치 면적, 높은 운영비, 동절기 성능 저하를 꼽는다.
도시가스 보일러는 100~200만원의 설비비용이 소요되지만 공기열 히트펌프 설치비는 800~900만원에 축열조 설치비 300~600만원을 고려할 때 총 1100~1500만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가정용 도시가스 보일러 대비 약 7배의 초기 투자비용이 소요된다고 지적한다.
또 히트펌프 열교환기 설치를 위해서는 약 1평의 별도 공간이 필요하며, 축열조 설비를 고려할 경우 더 넓은 면적이 필요하다고 문제점을 제기한다. 가스보일러는 별도의 설치공간이 필요없으며, 히트펌프의 큰 설치 면적으로 인해 기존 공동주택에 히트펌프를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하다는 것.
높은 운영비도 문제로 꼽는다. 전기에너지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히트펌프로 인해 총 전기 사용량은 증가하며, 누진제 적용으로 전기료는 12월 기준 110% 상승한다고 강조한다. 가스보일러의 원료인 가스요금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기료와 달 누진제 적용이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동절기 온도가 낮아 공기열 히트펌프의 작동 불량 및 효율 저하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한다.
가스보일러와 공기열 히트펌프의 열 단위당 평균 열 생산 비용인 균등화열생산비용(Levelized Cost of Heat, LCOH)을 비교 분석한 결과, 공기열 히트펌프의 LCOH는 가스 보일러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공기열 히트펌프 성능계수 10.0에서의 LCOH 또한 46.59원/MJ으로 가스 보일러 보다 높았다고 주장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정부 법률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기열 히트펌프는 재생에너지로서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를 확보하게 되지만 찬반 논란이 많은 만큼 계절성능계수(SPF)나 성능계수(COP) 등 어떤 성능 기준을 충족할 때 재생에너지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세밀한 후속 기준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공기열 히트펌프의 보급이 당장 급증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인증제도 구축, 표준 보급모델 마련, 건축 설계 반영, 정부 지원책 등에 따라 서두르지 않고 효과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순차적으로 보급해야 나가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