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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고압가스충전업체들은 왜 인력난을 겪는가원가 산정 두리뭉실…제값 받지 못하기 때문
송고일 : 2026-02-04
가스사업자가 고압가스를 운반하고 있다. 원료액화가스 외에 인건비, 용기관리비, 안전관리비 등을 고려하는 등 제값을 받아야 인력난도 해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국내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업계가 다름 아닌 인력난으로 인해 성장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가스충전원, 용기운반자 등 노동력이 상당히 필요한 분야의 직원을 채용하지 못해 가스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로 큰 어려움에 직면한 것이다. 특히 고압용기에 가스를 충전해 판매하는 실린더가스부문에서 더욱 심각한 인력난을 겪는 것은 가스업계에 큰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실린더가스사업은 상대적으로 가스를 충전, 운반하고 또 회수해야 하는 등 노동력이 크게 필요하다. 한마디로 작업환경까지 열악한 데 반해 보수가 넉넉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산업가스업계의 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수소, 헬륨, 아세틸렌 등의 산업가스를 무거운 고압용기에 충전해 가스사용업체에 배달하는 일 자체가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말하는 ‘폼나는 일’이 아니라는 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LPG도 고압가스와 마찬가지다. 가스용기를 통해 판매하는 일은 이미 3D업종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직업이 없는 젊은이라 하더라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적정 이익 지킨다는 강한 의지가 관건 10년 전 포스코, 동국제강 등 철강회사들이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의 원료액화가스를 부산물로 내놓았던 때만 해도 원료액화가스가 이처럼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지 않았다. 철강회사에서 나오는 산업가스는 잉여가스이기에 산업가스전문제조사들이 내놓는 가격의 절반에 그치기도 했다. 그러나 포스코가 잉여가스 판매와 관련한 사업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별도로 산업가스사업부를 두고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산업가스시장에서 원료액화가스가격이 지속적으로 힘을 받고 올라 최근 들어 상향 평준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회사를 대상으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대량으로 산업가스를 공급하는 산업가스제조업체들은 부가가치가 낮은 벌크부문의 영업에 있어서는 “거래처(가스사용업체)를 잃어도 좋으니 가격 인상을 통해 적정 이익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원료액화가스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분위기다. 가격 현실화 못하면 인력난 못 벗어나 그러나 산업가스 충전 및 판매업계에서의 가스가격은 과당경쟁에 빠져 적정 수준으로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기회만 오면 가격을 깎는 대신 물량을 늘리겠다는 욕심으로 과당경쟁을 벌이기 일쑤였다. 산업가스는 단순 소모품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 현장에 없어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소재라는 것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만든 고품질의 제품을 전 세계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일반가스에 그치지 않고 초고순도가스, 혼합가스, 독성가스 등 특수가스로의 개발 및 전환이 필요하므로 산업가스공급업체들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이 급선무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일반가스도 저가경쟁만 할 게 아니라 고객사의 가스 사용 여건에 따라 최적화된 공급시스템을 구축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제값을 받는 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야말로 적정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함으로써 안전관리도 철저히 하고 재투자도 활발히 하는 등 선순환하는 성장 구도를 만드는 게 절실하다. 국내 산업가스제조업체들은 원료액화가스가격 인상을 위해 충전업체 등을 대상으로 10% 안팎의 수준에서 올리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연말연시에 잇따라 발송했다. 이에 따라 요즘 산업가스제조업체들과 충전업체들은 가격 인상 폭을 놓고 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가스충전업계 일각에서는 “고압용기 및 초저온용기에 충전한 가스의 경우 과당경쟁으로 인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이에 반해 산업가스제조업체들의 경우 적정 이익을 내기 위해 과감하게 가격을 인상하는 것을 보며 배울 점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물가 올라도 가스가격은 제자리 요즘 오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물가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그러나 산업가스가격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더욱 큰 문제는 산업가스충전업체들이 벌크가스사업에는 공을 들이는 데 반해 실린더가스사업은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린더가스사업은 ‘남지 않은 장사’라는 인식이 강하게 뿌리내린 것으로 하루속히 개선해야 할 대목이다. 실린더가스사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가스가격을 산정할 때 제조원가부터 세세히 분석, 적용해야 한다. 견적서를 발급할 때도 크게 오른 원료액화가스 매입가는 물론, 임금 상승분, 국제유가 추이, 고압용기 및 용기용 밸브 가격, 고압용기 재검사수수료, 한층 강화된 법령까지 고려한 안전관리비 등을 별도의 항목으로 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료가스비, 용기 및 저장탱크 임대료, 가스운반비, 안전관리비 등으로 세분화해 견적을 내면 마진을 매우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적정 이윤과 함께 재투자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산업가스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업계가 심각한 인력난을 겪게 된 이유는 실린더가스의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가장 많다”면서 “실린더가스의 가격은 원료액화가스 매입가만 볼 게 아니라 인건비, 운반비의 상승은 물론 국제유가 그리고 고압용기 검사수수료, 용기용 밸브가격 등 원부자재의 인상과 필수적으로 따르는 안전관리비까지 세부적으로 구분해 산정해야 원가에 대한 개념이 서고 덤핑판매도 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산업가스 충전 및 판매업자들이 힘든 노동력과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이고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은 원가 산정을 두리뭉실하게 한 것이 무엇보다 큰 원인이다. 특히, 가격을 내려서라도 물량을 늘이겠다는 등의 욕심, 그야말로 시장 질서를 망가트리는 사업자들이 아직도 많아 이들을 대상으로 상도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강의나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산업가스업계의 몇몇 사업자들은 아직도 경쟁업체와의 과거사를 놓고 알량한 자존심까지 내세워 저가경쟁을 일삼고 있다. 가격을 깎는 등의 손쉬운 방법으로 경쟁을 할 경우 향후 직원들의 급여까지 깎아야 하는 등 뼈아픈 경험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결국 취급하는 가스에 대해 제값 받는 풍토가 조성돼야 안전관리 및 재투자를 할 수 있고, 인력난까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가스신문(https://www.ga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