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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심 광물 '처리 병목' 뚫는다
송고일 : 2026-03-13
美 핵심 광물 '처리 병목' 뚫는다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미국이 국내에 풍부한 광석과 폐기물 속에서 핵심 금속을 추출할 '정제 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금학의 혁신적 돌파구를 선택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기업 글렌코어(Glencore) 출신의 쿠날 신하와 일리노이 대학교 과학자들이 설립한 신생 기업 '발러(Valor)'가 환경 오염 없는 차세대 정제 기술로 광물 공급망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 창고 같은 정제소"
발러의 최고경영자(CEO) 쿠날 신하는 "서방 세계는 원료는 있지만 정제 능력이 부족한 '처리 문제'를 안고 있다"며, 막대한 배출물을 내뿜는 구식 제련소 건설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재 상황을 지적했다. 발러가 도입한 '전기화학적 액체-액체 추출(electrochemical liquid-liquid extraction)' 기술은 전통적인 제련소와 달리 굴뚝이나 대규모 폐기물 연못이 필요 없다.
이 시설은 전력 수요가 낮고 배출물이 거의 없어 대도시 인근이나 광산 바로 옆 등 장소의 제약 없이 건설될 수 있다. 신하 CEO는 "미래의 정제소는 거대한 공장이 아닌 아마존 물류 창고와 같은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자 자석' 리간드로 희토류 등 표적 추출
발러 기술의 핵심은 특정 원소와 결합하도록 설계된 '리간드(ligand)'라는 분자 자석이다. 염수나 분쇄된 폐가전 슬러리에 전류를 가해 리간드를 활성화하면 은, 구리, 니켈은 물론 분리하기 까다로운 디스프로슘, 이트륨 등 희토류까지 선택적으로 포착하고 방출할 수 있다.
현재 발러는 10개 원소에 대한 재사용 가능한 리간드를 설계했으며, 43개를 추가 개발 중이다. 이는 화학적 폐기물을 대량 발생시키는 기존 습식 야금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광물 전략과 궤를 같이해
이번 기술 혁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전략적 핵심 광물 비축(Strategic Critical Minerals Reserve)' 및 국내 생산 능력 강화 기조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테슬라 및 글렌코어 전직 임원들과 미 국립과학재단(NSF), 에너지부(DOE)가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휴스턴에 첫 처리 시설을 건설 중인 발러는 향후 아칸소의 리튬 염호와 애리조나의 구리 광산 등으로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셰일 혁명이 미국의 에너지 지도를 바꿨듯, 발러의 '클린 정제' 기술이 미국의 광물 자립을 이끄는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어 설명]
ㆍ리간드(Ligand): 특정 금속 이온과 결합하여 착화합물을 만드는 분자나 이온
ㆍ습식 야금(Hydrometallurgy): 광석이나 폐기물을 강한 산이나 염기 용액에 녹여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
ㆍ전기화학적 추출: 약품 대신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특정 금속의 산화-환원 반응을 유도하거나 리간드를 활성화해 금속을 분리하는 친환경 공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