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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의존의 대가… 中 농촌 덮친 난방비 폭등
송고일 : 2026-03-16
中 농촌 덮친 난방비 폭등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천연가스를 석탄과 재생에너지 사이의 '가교(Transition fuel)'로 활용하려던 중국의 에너지 전략이 중동발 공급 쇼크와 농촌 지역 난방비 폭등이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에너지 전환의 비용을 서민층에 전가한 정책적 실패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엄중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이 위협받으면서 유럽 내 가스 가격이 수 시간 만에 50% 폭등하는 등 전 세계적인 가스 쇼크가 현실화됐다.
'푸른 하늘' 뒤에 숨겨진 농촌의 비극
중국은 지난 10년간 대기 오염 정화를 위해 '석탄 금지 및 가스 전환'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 베이징 등 대도시의 스모그는 개선됐으나,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은 농촌 지역 저소득층에게 지워졌다. 최근 중동 분쟁으로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초기 보조금이 삭감되자, 많은 농촌 가정이 영하의 추위에도 보일러를 끄고 두꺼운 옷에 의지해 겨울을 나고 있는 실정이다.
블룸버그는 이를 "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국가가 농촌 주민의 난방조차 책임지지 못하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하며, 화석 연료라는 겉보기에 저렴해 보이는 선택지에 숨겨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적했다.
히트펌프 대비 운영비 3배 비싼 가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 동일한 열량을 생산하는 데 히트펌프를 사용하면 전기료가 약 5달러인 반면, 가스는 15달러로 3배나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히트펌프는 초기 설치비가 가스 보일러보다 약 20% 높지만, 장기적인 운영비와 건강 증진 효과를 고려하면 훨씬 경제적인 선택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지방 정부들은 당장 눈앞의 설치 보조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스 보일러를 선택했고, 결국 연료비 상승의 고통을 고스란히 저소득 가계에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위태로운 가스 가교, 이제는 영원히 폐기해야"
블룸버그의 데이비드 피클링(David Fickling) 기자는 이번 사태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히트펌프 설치 붐이 주춤해진 유럽과, 기후 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미국 역시 중국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정책 입안자들이 가스에 의존함으로써 개인의 비용 부담을 높였고, 이는 결과적으로 청정 에너지 전환 구상 자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동 분쟁은 가스라는 가교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다시 한번 증명했다"며 "이제는 그 다리를 영원히 폐기하고 더 저렴하고 깨끗한 히트펌프와 단열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