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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AI의 공공성 논란, ‘사적 이윤 Vs 사회적 비용’
송고일 : 2026-01-30
▲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에너지신문] 전세계가 인공지능(AI)으로 난리가 났다.
이제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전력, 수자원, 노동시장, 자본시장, 교육 현장까지 세상의 모든 분야에서 공동체의 토대를 뒤흔드는 거대한 물리적 인프라가 됐다.
어쩌면 우리는 AI를 ‘무한히 소비해도 좋은 마법’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거대 테크 기업들이 AI로 막대한 부를 쌓아 올리는 동안, 그 엔진을 돌리기 위해 지불되는 사회적 생태적 비용은 소리 없이 시민들의 몫으로 넘겨지고 있다.
지금의 AI 산업은 ‘물리적 약탈’의 단계에 와 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유지하기 위한 데이터센터는 지구 곳곳의 에너지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일본 전체 전력량과 맞먹는 1000TWh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산과정의 열을 식히기 위해 투입되는 막대한 양의 물은 지역 공동체의 수자원 안보를 위협한다. AI는 가상공간에 존재하는 듯 보지만, 실상은 탄소배출과 자원고갈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 거대한 기계를 돌리는 핵심연료인 ‘데이터’ 소유권 문제다. 현재 AI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생산한 무수한 기록과 지적 자산을 기반으로 학습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정작 그 결과물인 지능의 권력과 수익은 소수 빅테크 기업이 독점한다. 이는 우리 모두의 자원인 데이터를 추출, 사적 이윤으로 치환하는 ‘디지털 인클로저(enclosure)’와 다름없다.
결국 ‘수익의 사유화와 비용의 사회화’라는 불합리한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기업은 시민의 데이터로 부를 창출하면서, 전력망 혼잡과 ‘환경파괴’라는 외부비용은 공동체 전체에 전가한다.
이제 데이터 주권의 관점에서 AI를 다시 바라봐야 한다. 데이터는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이며, 이를 기반으로 생성된 가치는 다시 공공의 이익으로 환원돼야 한다. AI를 시장의 자유재로 내버려 두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주권을 훼손하는 일이다.
따라서 AI를 ‘공공재적 관점’에서 다루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이는 기술 혁신을 가로막자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와 자원을 사용하는 기업에 그에 합당한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처럼 AI를 위한 글로벌 총 자원의 최대 사용 한계를 명확히 하고, 데이터 활용에 따른 이익의 일부를 ‘데이터 배당’이나 공공기금의 형태로 환수, 정의로운 전환의 재원으로 써야 한다.
나아가 우리는 AI 자원 활용에 대한 ‘민주적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 기후위기 해결이나 공공 의료처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영역에는 자원 사용의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
반면, 무분별한 타깃 광고나 알고리즘을 통한 노동 통제 등 공적 가치가 낮은 영역에는 엄격한 자원 사용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 이는 시장의 효율성이 아닌 ‘공동체의 존엄’과 ‘데이터 주권’을 기준으로 기술의 속도를 조절하는 일이다.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준엄한 교훈을 남겼다. 비용이 지불되지 않는 무제한 성장은 결국 시스템의 파멸을 부른다.
AI의 진짜 위협은 지능 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와 환경이라는 공공 자원의 약탈을 정당화하는 논리에 있다. 누구를 위해, 어디까지 쓰는 것이 정의로운가를 묻는 집단적 합의가 이뤄질 때, 비로소 기술은 모두를 위한 진보가 될 수 있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