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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스스로 회복하는 ‘자가 재생’ 촉매 개발
송고일 : 2026-03-11
왼쪽부터 정동영 교수, 안홍민, 김한주 박사과정 /KAIST 제공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KAIST(총장 이광형) 생명화학공학과 정동영 교수 연구팀이 이산화탄소(CO₂)를 유용한 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전기화학 반응에서 촉매가 작동 중 스스로 성능을 회복·유지하는 ‘자가 재생(self‑regenerating)’ 촉매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촉매 성능 저하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전해질 조성을 통해 복잡한 장치나 고전압 없이도 장시간 안정적 성능을 유지하게 하는 해법을 보여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된다.
연구진은 특히 CO₂ 전환 반응에 널리 쓰이는 구리(Cu) 촉매의 표면 변화(재구성, )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촉매 재구성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는 표면 산화물의 형성 및 환원이 반복되며 초기에는 활성이 잠깐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비활성화로 이어지는 경로다. 다른 하나는 촉매 금속이 전해질 속으로 일부 용출되었다가 다시 표면에 재부착되는 과정이 반복되며, 이때 새로운 활성점(active site)이 지속해서 생성되어 장시간 안정적 활성을 유지하는 경로다.
연구팀은 후자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해 전해질에 극미량의 구리 이온을 도입함으로써 용출·재흡착 과정의 동적 균형을 유도했다. 그 결과 반응 중에도 촉매 표면에서 새로운 활성점이 지속적으로 형성되어 촉매 성능 저하를 방지하고, 별도의 복잡한 공정이나 높은 전압을 요구하지 않아 에너지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또한 이 방법을 통해 에틸렌·에탄올 등 고부가가치의 C₂ 화합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동영 교수는 “촉매 성능 저하를 불가피한 현상이 아니라 제어 가능한 과정으로 이해하고 접근한 결과”라며 “반응 중에도 촉매가 지속적으로 최적의 활성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고 논문의 의의를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CO₂ 전환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기존에는 촉매의 빠른 성능 저하가 장기간 운전과 경제성 확보의 큰 걸림돌이었으나, 반응 환경(전해질) 조절만으로 촉매 활성을 장시간 유지할 수 있다면 공정 단순화와 운영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실험실 수준의 성과를 산업적 규모로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전해질 순환·관리, 금속 이온 농도 제어, 장기 내구성 검증 및 비용-편익 분석 등 추가 연구와 공정 설계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진은 향후 다양한 전기화학적 에너지 변환 기술로 설계 개념을 확장하고 산업적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김한주 박사과정생과 안홍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주도했으며, 미국화학회지(JACS)에 2월 5일 온라인 게재됐다.
구리 촉매에서 발생하는 두 가지 표면 재구성 경로를 비교한 모식도. 산화-환원 기반 재구성의 경우 초기 선택도 향상 이후 내구성이 저하되는 반면, 용출-재증착 기반 재구성은 반응 중에도 C₂ 선택적인 활성점이 지속적으로 재생되어 장시간 구동 시 선택도와 내구성이 동시에 향상됨을 보여준다. /KAIST 제공
■ 용어 설명
자가 재생(self‑regenerating) 촉매= 반응 중 촉매 스스로 표면 구조나 활성점을 회복·재생성하여 장시간 안정적 활성을 유지하는 촉매를 의미. 재구성(reconstruction)= 촉매 표면이 반응 조건에서 구조적으로 변형되는 현상. 산화물 형성·환원 또는 금속의 용출·재부착 등 다양한 방식이 있음. 활성점(active site)= 촉매 표면에서 실제로 반응물이 결합하고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위치나 원자 배열. 전해질(electrolyte)= 전기화학 반응에서 이온 전도성을 제공하는 매질. 전해질 조성은 촉매의 표면거동과 반응경로에 큰 영향을 줌. 구리 촉매(Cu catalyst)= CO₂ 전환 반응에서 특히 C₂ 화합물 생산에 유리한 성질을 보이는 금속 촉매. 용출(dissolution)·재부착(redeposition)= 금속 표면의 일부 원자가 전해질로 녹아 나오고 이후 다시 표면에 붙는 과정. 이 과정이 반복되면 새로운 활성점이 형성될 수 있음. C₂ 화합물= 탄소 원자 2개로 구성된 화합물(예: 에틸렌, 에탄올)로 산업적 가치가 높은 화학 원료. 전기화학적 CO₂ 환원(Electrochemical CO₂ reduction reaction, CO₂RR)=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CO₂를 다양한 연료·화학물질로 환원하는 반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