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뉴스
에너지·가스 업계 소식과 사고 사례
-
RPS 개정안 '허점투성이'...재생E 보급목표 뒷받침 역부족
송고일 : 2026-03-11[에너지신문] 기후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개편안이 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목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오히려 현행 제도보다 후퇴한 지점도 있다는 주장이다.
기후환경단체 플랜1.5는 11일 'RPS 제도 개편 방향에 대한 제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RPS는 500MW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공급의무자)가 전력 생산량의 일정 비율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한 제도. 현재 29개 공급의무자에게 약 6933만MWh의 의무량이 할당돼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재생에너지 전력량의 90% 이상에 해당한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RPS 제도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를 목표로 도입됐으나, 구조적 한계와 시장 왜곡 등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정부 역시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RPS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김정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촉진법' 개정안이 정부안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REC 현물시장을 일몰하고 이행 수단을 정부 주도 경쟁입찰로 일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 제도의 공급의무자 역할은 '보급의무자'가 맡게 된다. 보급의무자로 지정된 발전사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에 대한 보급의무량을 할당받아 경쟁입찰 참여를 통해 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이다.
플랜1.5는 보급의무자의 범위가 현행보다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개정안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개정안은 보급의무자 기준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는데, 민간발전사를 '목표관리대상자'로 별도 규정하려 한 정부의 그간 정책 추진 방향을 고려하면 민간발전사를 보급의무자에서 제외하는 기준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급의무자의 의무 해제를 검토할 수 있게 한 조항이 신설돼 민간발전사의 의무를 해제할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재생에너지 보급확대라는 개편 취지를 고려하면, 제도의 실효성을 약화시킬 수 있는 지점이라는 것.
특히 전체 RPS 의무공급량에서 민간발전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19%에서 2026년 24.2%로 증가하는 추세로, 민간발전사가 보급의무자에서 제외된다면 재생에너지 보급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플랜1.5는 보급의무자 범위가 최소 현행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그 기준을 '500M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하는 자'로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고, 의무 해제를 검토할 수 있게 한 조항은 삭제함으로써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플랜1.5에 따르면 한전 등 구매의무자와 관련된 조항에서 역시 허점이 확인됐다. 정부는 애초 구매의무자가 입찰시장에서 낙찰된 물량에 대해 의무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전제로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과 입찰물량이 일치돼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 설계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하지만 개정안에는 낙찰돼 설치된 재생에너지 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을 '의무적으로 구매한다'는 표현이 삭제됐다. 이에 더해 낙찰 물량에 대한 계약 체결 예외로서 '전력계통 신뢰도가 적합하게 유지되는 범위에서'라는 조건이 추가됐다. 재생에너지 사업은 대규모 금융 조달이 필요한 만큼 제도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데, 이 조항들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과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는 게 플랜1.5의 주장이다.
플랜1.5는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구매의무자가 입찰시장에서 낙찰된 물량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계약 체결 예외조건을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력계통 신뢰도는 입찰시장이 아닌 계통 운영을 통해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개정안에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보급의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내용도 마련돼 있다. ‘보급대체이행’ 제도가 허술하게 설계된 것이다. 대체이행은 입찰시장에 참여해 보급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투자금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입찰시장 제도에서 새로운 이행수단으로 제안된 이행수단이다.
정부는 지난해 RPS 제도 개편 방안을 제시한 정책 문서에서 "직접 투자가 곤란한 경우에 한정해 대체이행을 인정한다"며 대체 상한을 두는 제도 설계를 밝혔다. 하지만 개정안에는 상한 규정이 빠지고, 대체이행의 면제를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됐다. 이에 대해 플랜1.5는 대체이행이 '보완·제한적 수단'으로 활용되도록 상한 규정을 둬야 하며, 면제 조항은 보급목표 달성을 저해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어 삭제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수연 플랜1.5 정책활동가는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100GW로 확대하고 2035년까지 발전 비중의 최소 30%를 재생에너지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RPS 제도 개편이 필요하지만, 국회에 발의돼 있는 개정안은 허점투성"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서 문제점들을 보완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