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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히트펌프, 가격이 곧 기술이다
송고일 : 2026-03-16
임자성 기자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정부의 공기열 히트펌프 350만 대 보급 계획이 성공하려면 기술보다 ‘가격’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 EU의 에너지 정책 권고는 우리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보여 준다. 핵심은 가스보다 비싼 전기요금 구조의 개편이다. 유럽 히트펌프 협회는 히트펌 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기요금이 가스요 금의 2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기에 가스보다 높은 세금과 정책 비용을 부과하면서 난방의 전기화를 추진하는 것은 정책적 모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전기요금은 발전 비용 외에도 기후환경요금,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다양한 정책 비용이 가중되어 있다. 반면 가스요금은 정책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소비 자가 환경적 가치가 높은 히트펌프를 선택하고 싶어도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주택용 누진제는 어떤 고효율 기술도 현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 걸림돌이 된다.
EU가 요금 청구서에서 비에너지 비용을 분리하고 부가가치세(VAT)를 낮추자고 제안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세금을 깎아주자는 차원이 아니라, 전기화 시대에 걸맞은 요금 구조로 재설계하자는 의미다.
나아가 요금 체계 개편은 국가 전체 에너지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전략적 투자다. 합리적인 요금제가 뒷받침될 때 히트펌프는 수요가 낮은 시간에 열을 저장했다가 피크 타임에 활용하는 ‘가상 발전소(VPP)’의 훌륭한 자원이 된다. 이는 전력망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발전소 건설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결국 탄소중립 시대의 난방 전환은 전기가 가스보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도록 만드는 가격 구조에서 결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