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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바이오가스’, 폐기물 처리 갈등 해법될까
송고일 : 20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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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폐기물 지역 내 처리 원칙’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폐기물을 활용한 바이오가스가 폐기물 처리와 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가스는 음식물 폐기물, 하수 슬러지, 축산 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을 미생물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가스로 주성분은 메탄(CH₄)이다. 정제 과정을 거쳐 도시가스에 혼합하거나 발전 연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개질을 통해 수소 생산도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폐기물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기반 에너지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독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구스트로에 위치한 ‘바이오에너지 파크 구스트로(BioEnergie Park Güstrow)’는 농업 부산물과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바이오-LNG로 전환해 연간 약 9600톤 규모의 친환경 연료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바이오가스 산업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국내에는 약 110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이 운영 중이며 연간 약 3억7000만Nm³ 규모의 바이오가스가 생산되고 있다. 다만 유기성 폐기물 처리 가운데 바이오가스화 비중은 약 5~6% 수준에 그쳐 아직 활용도가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폐기물 처리 대안으로 바이오가스 활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서울과 경기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이 인천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되면서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돼 왔다.
정부는 2015년 환경부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자체가 참여한 ‘4자 협의체’를 통해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와 대체 매립지 확보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대체 매립지 공모가 잇따라 무산되면서 후보지 확보에 실패했고 기존 매립지 사용이 연장되는 등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유기성폐자원 활용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율 설정 /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여기에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이 시행되면서 자치단체의 유기성 폐기물 처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공공 부문은 2025년부터, 민간 부문은 2026년부터 바이오가스 생산 목표가 부여된다. 또한 2050년까지 음식물 폐기물과 하수 슬러지 등 유기성 폐자원의 약 80%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지자체들이 폐기물 자체 처리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바이오가스 활용 여부는 향후 폐기물 정책과 에너지 정책을 동시에 좌우할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책적 기반 마련도 함께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오가스 생산 확대를 위해서는 지자체 중심의 처리 인프라 구축과 함께 관련 인허가 절차 정비와 재정 지원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폐기물 처리 시설에 대한 주민 수용성 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는 만큼 지역사회와의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도 요구되고 있다.
폐기물 처리시설은 ‘2020년 서울시 비선호 공공시설 조사’에서 악취 우려 등으로 ‘절대 반대’ 비율이 약 60%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만큼 시민들에게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인식돼 왔다.
바이오가스는 유기성 폐자원을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미생물이 분해하는 ‘혐기성 소화(anaerobic digestion)’ 과정을 통해 생산된다. 시설은 대부분 밀폐형으로 운영되지만 음식물 폐기물 반입 및 전처리 과정에서 황화수소(H₂S)나 암모니아(NH₃) 등 악취 물질이 발생할 수 있어 주민 민원이 제기되는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충분한 주민 소통과 투명한 시설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3개 시도(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하루 500톤의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인 광역음폐수바이오가스화시설. 발생 폐수 및 음폐수를 혐기성 소화 처리하여 바이오가스를 생산, 활용한다. / 건화 제공
특히 국내에서 가장 많은 폐기물이 발생하는 수도권이 바이오가스 등 자원순환 기반 시설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할 경우 향후 다른 지자체에도 하나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폐기물 처리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자원순환 에너지 시설을 둘러싼 사회적, 기술적 합의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 문제와 에너지 수요를 동시에 고려하면 바이오가스는 지자체 단위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폐기물 처리와 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로 바이오가스 시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23일 한국바이오가스협회 주관 세미나에 참가해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 시행 1년을 맞아 정책 현황과 산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오가스 확대 정책이 본격 추진되는 가운데 지자체와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정책 설계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