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뉴스
에너지·가스 업계 소식과 사고 사례
-
호르무즈 봉쇄의 공포… 석유 넘어 글로벌 산업망 '전면 마비' 위기
송고일 : 2026-03-20
호르무즈 봉쇄의 공포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석유뿐만 아니라 글로벌 산업의 모세혈관을 지탱하는 핵심 원자재 공급망이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19일(현지시간) 더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10~15%가 묶인 것과 동시에 요소(22%), 알루미늄(24%), 유황(45%) 등 필수 산업 원자재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운송, 제조업, 식량 생산 분야에 미증유의 고통이 가해지고 있다.
정유업계 이윤 붕괴와 연료 배급제
걸프 지역 원유 공급 중단으로 아시아 정유업체들은 심각한 운영 위기를 맞았다. 대체 원유는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기존 설비에 부적합해 디젤과 제트 연료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데이터 기업 케플러(Kpler)는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아시아 국가들은 12일 이내에 휘발유 부족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여러 빈곤국은 연료 배급제와 주당 근무 시간 단축 등 비상조치에 돌입했다.
반도체·제약까지 번진 공급난
석유화학 원료의 23~30%를 공급하던 걸프 지역의 수출이 중단되자 아시아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잇따라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특히 반도체 냉각에 필수적인 헬륨(세계 공급의 1/3)을 생산하는 카타르 라스 라판 단지가 가동을 멈추면서 첨단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아울러 알루미늄 가격은 4년 만에 최고치인 톤당 3,440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의약품 원료와 공업용 다이아몬드 공급망도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비료 가격 급등에 국가 안보 비상
가장 불길한 징후는 식량 생산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계 비료 무역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요소 가격은 전쟁 전보다 35% 이상 급등했다. 특히 비료 수입의 상당 부분을 걸프 지역에 의존하는 파키스탄, 케냐 등 빈곤국들은 파종기 농작물 재배 포기 위기에 처했다. 미국 농무부는 이번 비료 부족 사태를 '국가 안보 문제'로 규정하고 긴급 지원책 검토에 착수했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설령 해협이 조기에 재개방되더라도 유휴 정유 공장과 제련소를 정상화하는 데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며, 이번 공급망 충격의 여파가 2027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