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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低수요·高발전’ 반복, 올해는 해결될까?
송고일 : 2026-03-23
2024년 전력거래소 전력수급 모의 비상훈련 모습/전력거래소 제공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월 28일부터 6월 14일까지 총 107일간 '봄철 전력수급 안정화 대책 기간'을 운영중이다.
봄철은 ‘低수요·高발전’ 시기다. 봄철에는 난방·냉방 수요가 낮아지는 반면 일사량 증가로 태양광 발전이 정점을 찍는다. 최근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와 맞물리며 계절적 전력 불균형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특히 2024년부터 2025년까지 관측된 현상은 단순한 일시적 혼란을 넘어 지역사회 갈등과 산업 유치 제약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력 당국과 업계는 운영·제도·인프라 차원의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송·배전망 보강과 잉여전력의 경제적 흡수처 확충 없이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수요·발전·계통의 변화
수요 측면에서는 2024년과 2025년 모두 봄철 기저수요가 낮게 형성됐다. 다만 2025년에는 데이터센터 등 대형 수요의 전력공급 승인 제한 사례가 늘어나며 지역별 수요확장에도 제약이 발생했다.
발전 측면에서는 태양광 설비의 지속적 보급으로 낮시간대 발전량 정점이 2025년에 더 높아졌다. 그 결과 일부 권역에서의 출력제한(컷백) 빈도와 잉여전력 규모가 전년 대비 확대됐다.
계통 측면에서는 중앙 예비력은 유지됐지만, 지역별 송·배전 병목이 뚜렷해지며 지역적 불균형이 심화했다. 특히 인천 등 일부 권역은 송전선·변전소 용량 포화로 신규 전력수요 승인이 지연되거나 제한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대표적 불안정 사례와 영향
▲지역별 출력제한(컷백) 빈발
낮 시간대 태양광 출력 증가 시점에 특정 배전권역에서 일괄 출력제한이 시행됐다. 이는 변전소·송전선로 용량 부족과 지역 수요의 미흡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다. 발전사업자는 수익성 악화와 보상 분쟁을 호소하고 있으며, 주민·지자체 간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2025년에는 제한 빈도 증가로 갈등의 강도가 더해졌다.
▲데이터센터·대형산업 전력공급 승인 제한
지역 계통 포화로 신규 대형수요에 대한 전력공급 승인 지연 및 제한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지역 산업유치와 투자계획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며 지역경제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일부 권역에서는 산업정책과 전력 인프라 계획 간 연계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다.
▲ESS(에너지저장장치) 활용 한계
ESS는 잉여전력 흡수에 기여했지만, 시장가격 신호와 수익화 메커니즘 부재로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다. 초기 투자 부담과 보상체계 미비는 ESS 보급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일부 금융·리스 모델이 도입되었으나,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
▲계통 안정성의 단기 리스크
재생에너지 비중 증가에 따른 단기 출력 변동성은 주파수·전압 조정 부담을 높였다. 시스템 관성 저하와 빠른 출력 변동에 대응할 보상서비스의 부족은 운영비용 상승과 계통 리스크 확대를 초래했다.
▲구조적 원인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봄철 불안정의 핵심 원인으로 송·배전 인프라의 지역적 병목, 잉여전력의 경제적 흡수수단 부족(ESS·P2X 등), 출력제한 시 보상과 거버넌스의 불명확성, 수요유연성 제도의 미성숙, 그리고 전력시장 가격신호의 한계를 꼽는다. 이들 요인은 서로 얽혀 문제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
정책적 시사점과 권고
단기적으로는 대책기간(기후부 지정)의 집중 관제와 DR(수요반응), ESS 급가동 등 운영적 대응으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반복 문제를 해소하려면 중장기적 구조전환이 필요하다.
송·배전망 보강을 우선 추진해 지역적 병목을 해소해야 한다. 특히 산업유치 계획과 전력 인프라 투자를 연계해 수요예측 기반의 설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잉여전력의 산업적 흡수경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전력→수소(수전해)·그린암모니아·합성연료 등 P2X 사업에 대한 장기 PPA와 초기 투자 보조를 결합한 지원 패키지가 효과적이다.
ESS와 커뮤니티 배터리 보급을 촉진하고, 유연성 서비스로서의 수익화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리스 모델과 함께 지역 단위 ESS 집적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출력제한 시 공정한 보상체계와 분쟁조정 메커니즘을 제도화해 발전사업자·지자체·주민 간 갈등을 줄여야 한다.
시간대별·계절별 요금제 도입 등 가격 신호를 통해 수요유연성을 촉진하고 스마트 가전·빌딩 자동화 확산을 지원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민관 협력을 통한 실증사업 확대와 지역 단위의 통합적 전력계획 수립 요구가 크다. 잉여전력이 단순 손실이 아니라 산업 전환의 자원으로 활용될 때 계절적 불균형은 기회로 바뀔 수 있다.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이어진 봄철 저수요·고발전 현상은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드러난 구조적 과제다. 단기 운영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송·배전 인프라 보강, ESS·P2X 등의 흡수수단 확충, 보상·거버넌스 정비, 수요관리 제도 고도화 등 다차원적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책 당국과 산업계,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민관 협력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