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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준 공화국
송고일 : 2026-03-23
신영균 기자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은 기술과 산업 정책 전반에서 규제 완화가 국가 성장 구조를 바꾸는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산업부는 지난해 연말 32건의 규제 샌드박스 특례를 심의·승인했다. 올해 역시 상당수를 심의·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직 갈길은 너무 멀어 보인다.
국내에서 KS 기준번호 KS B 2308인 ‘기밀 밸브’를 개발한 중소업체가 있다. 이 제품은 밸브와 니플 및 TEE 연결 구조를 일원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로 인해 작업 효율성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접합 개소 감소에 따라 가스 누설 위험이 줄고 안전성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기준’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장벽에 부딪혔다.
한국가스안전공사를 통해 특정 상세기준에 대한 가스 볼 밸브 제정 연구용역을 의뢰하려고 준비했으나 이를 수행해줄 연구소에서 연구용역 비용으로 1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업체는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연구용역 의뢰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가스안전공사에서는 이에 대해 “기준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가스 안전에 대한 교육과 홍보, 관련 기술 개발 및 지원 등이 고유 업무임에도 이를 간과한 채 ‘기준’만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라 혁신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도 예산이 없으면 연구용역을 의뢰하기가 어려워 이를 상용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KS 표준’은 안전과 품질 확보를 위한 장치다. 다만 경직된 ‘기준’은 혁신을 가로막는다. 특히 ‘KS 인증’은 ‘형식·성능·압력·누설’ 등 세부 항목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어 구조가 조금만 달라져도 새로운 표준 제정을 요구받는다. 가스안전공사와 국가기술표준원 등 관련 기관의 검증 절차도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이재명 대통령이 규제 개혁을 국가 성장 구조를 바꾸는 핵심 축이라고 강조한 발언이 공허하게 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