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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EU 탄소배출권 '역대급 매집'
송고일 : 2026-01-30
헤지펀드, EU 배출권 '역대급 매집'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유럽 탄소 배출권 시장에 헤지펀드 등 투기적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역대 최고 수준의 '롱(매수)' 포지션이 구축되고 있다. 2026년으로 예정된 공급량 급감 소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가운데, 탄소 가격 상승이 유럽 산업계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며 정치적 쟁점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유럽 탄소 배출권(EUA)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펀드들의 순포지션은 이번 달 들어 2018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6년 공급 15% 급감"… 정책적 '퍼펙트 스톰' 직면
시장의 이 같은 강세론적 베팅은 EU 집행위원회의 강력한 공급 억제 정책에 근거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ICIS는 2026년 시장에 풀리는 전체 배출권 물량이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정기 감축 외에도 집행위원회의 추가 감축 예고, 해운 부문 예비 물량 취소,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 탈피(REPowerEU)를 위해 앞당겼던 배출권 판매의 조기 종료 등이 맞물려 있다. 알타나 웰스의 크리스토프 뮈크 매니저는 "정책적 변화들이 한데 모여 공급 부족을 초래하는 '퍼펙트 스톰'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톤당 100유로 가시권… 산업계 반발에 정치권 '압박'
투기적 매수세는 EUA 가격을 가파르게 밀어 올리고 있다. 지난 여름 70유로 선이었던 배출권 가격은 최근 86유로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달 초에는 2년 만에 최고치인 92유로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내로 톤당 100유로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격 급등에 따른 산업계의 반발도 거세다.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무상 할당 제도의 연장을 주장하고 있으며,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피초 총리는 탄소 시장 운영을 일시 중단하자는 제안을 내놓는 등 정치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클라이메이트 파이낸스 파트너스의 마크 루이스 상무이사는 "가격이 너무 빠르고 높게 오를 경우 산업계가 정치권을 압박해 제도 자체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탈탄소 투자 신호" vs "투기적 거품" 논란
탄소 가격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탄소 시장 분석 업체 베이트(Veyt)의 마커스 퍼디난드는 "높은 탄소 가격은 기업에 탈탄소 투자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라는 강력한 신호"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투기 세력은 자신들이 유동성을 공급해 가격 변화를 미리 반영시킴으로써 급격한 가격 이행 과정을 오히려 완만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관세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으나,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요인 덕분에 강세 베팅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출처 : 가스신문(https://www.ga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