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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과학기술 연구개발 체계 변화 기민하게 대응하자
송고일 : 2026-01-31
조기선 전력계통PD
[투데이에너지] 우리는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MAGA’ 구호를 변형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기억하고 있다. 기술을 확보하고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단지 국가 산업 경쟁력 제고에 그치지 않고 외교·안보·통상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게 된 사례였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경제·외교·안보·통상 전 분야에서 힘의 논리가 노골화되는 현실에서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일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핵심 조건이며, 과학기술 R&D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요구되는 이유다.
2025년에 출범한 국민주권 정부의 2026년 R&D 예산은 35조 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인공지능·에너지·전략기술·방산· 중소벤처 등 기술주도 성장의 핵심 축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기초연구·인력양성·출 연기관·지역성장·재난안전 분야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연구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2026년은 이러한 정책 방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과학기술 R&D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계 전반의 치밀한 준비와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된다.
지난해 12월 개최된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에서는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 정책 방향(안)’ 이 보고되었다.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 관은 1966년 KIST 설립 이후 현재 23개 기관에서 연구직 1만 268명을 포함한 총 1만 5937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재정 규모는 5조 1500억 원(2024년 결산 기준)에 달한다. 출연(연)은 우수한 연구 인력을 바탕으로 국가 R&D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다만 출연(연)의 역할과 운영 방식에 대한 변화는 단지 출연(연)만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과학기술 R&D 체계 전반에 구조적 영향을 미친 다는 점에서 변화의 방향과 파급 효과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체계적인 대응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제외한 타 부처와 유관기관들의 준비가 아직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는 1996년 연구비 집행의 투명성 제고와 정적인 연구 환경 탈피 및 연구책임자 중심 운영 강화를 목적으로 PBS(Project-Based System, 연구과제 중심 제도)를 도입해 과제 단위 경쟁 체제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간 PBS의 구조적 한계와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지적되면서 국민주권 정부는 2030년까지 PBS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정부 임무 중심 사업 구조’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출연(연)은 기관 주도의 중장기 역량 확보를 위한 기본연구사업과 정부 부처가 부여한 국가 임무 수행을 위한 전략연구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재정 구조로 개편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정부 수탁 과제의 성격과 부처 R&D 예산 구조에도 불가피한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부처별 전문 기관이 기획하고 출연(연) 이 수행하던 기존 체계가 출연(연)이 임무를 부여받아 기획하고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부처별 전문기관의 역할 재정립 역시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 부처의 수요 기반 기획 절차를 2027년 예산부터 도입할 방침이며, 그 절차가 이미 시작되었다.
지난해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에너지 분야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 되었다. 정부 조직 개편에 따른 업무 조정과 함께 에너지 분야의 시급한 사회적 현안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 정책 방향(안)’에 따른 과학기술 R&D 체계 전반의 변화 역시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때 에너지 R&D 역시 보다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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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가스신문(https://www.gasnews.com/)
